시

젊은 여인의 천도(薦度)/ 詩

가평 대성사에서 스물넷에 생을 마친 여인의 천도재를 집전하러 간 경험을 담은 최일공의 시.

젊은 여인의 천도(薦度)

-  최일공

어둠이 차곡차곡 내려 올 시간

산등성이에 하얗게 쌓인 눈길을 쓸어내 듯

영남에서 제자 몇 태우고 몇시간을 달려

팬션부락으로도 유명한 곳,

가평의 아름다운 꽃넘이길 당도하여

병풍처럼 둘러쌓여 있는

구나무산과 수덕산 맞닿은 곳, 대성사

하늘의 별이 되려한 스물넷의 삶

젊은 생을 마감한 여인, 일공(一空)을 기다려

하늘을 수 놓아 어느 별에 머무르려나

한줌의 흙으로 돌아감도 서럽지 않아

짧게 살다가도 오래 오래 살다가도

땅에서 나서 하늘로 돌아가는 법

깨어나라 외쳐도 죽은 것이 아니라 하네

연꽃은 시들어도 극락조은 더욱 화사해지고

통곡 대신 웃음으로 변해갈 때 하늘 다리 내려오니

立春 지난 어둑한 도량 밖엔 여전히

하얀 눈 잘게 부수 듯 내리고 있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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