젊은 여인의 천도(薦度)
- 최일공
어둠이 차곡차곡 내려 올 시간
산등성이에 하얗게 쌓인 눈길을 쓸어내 듯
영남에서 제자 몇 태우고 몇시간을 달려
팬션부락으로도 유명한 곳,
가평의 아름다운 꽃넘이길 당도하여
병풍처럼 둘러쌓여 있는
구나무산과 수덕산 맞닿은 곳, 대성사
하늘의 별이 되려한 스물넷의 삶
젊은 생을 마감한 여인, 일공(一空)을 기다려
하늘을 수 놓아 어느 별에 머무르려나
한줌의 흙으로 돌아감도 서럽지 않아
짧게 살다가도 오래 오래 살다가도
땅에서 나서 하늘로 돌아가는 법
깨어나라 외쳐도 죽은 것이 아니라 하네
연꽃은 시들어도 극락조은 더욱 화사해지고
통곡 대신 웃음으로 변해갈 때 하늘 다리 내려오니
立春 지난 어둑한 도량 밖엔 여전히
하얀 눈 잘게 부수 듯 내리고 있네